치열한 예약전쟁 오사카를 넘어 전국구 이자카야 와요우슈사이




신사이바시의 숨은 보물 와요슈사이 히데
오사카 여행의 즐거움은 화려한 간판이 즐비한 우메다, 신사이바시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진짜 보물 같은 경험은 이름 없는 골목길 안쪽에서 시작되곤 합니다. 저도 이번에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알게 된 곳이 바로 신사이바시 근처에 숨어 있는 와요우슈사이 히데(和洋酒菜 ひで)입니다. 이곳은 일본의 미슐랭 타베로그 2024~2026 브론즈 어워드를 3년 연속받은 곳입니다. 이자카야 장르에선 일본 전국에서 단 4곳뿐이며, 오사카에선 유일한곳이 이곳 와요우슈사이입니다. 참고로, 골드, 실버 어워즈엔 이자카야 장르로 받은 곳은 전국을 통틀어도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그만큼 이자카야라는 장르로 어워드 수상 받는 것이 어려운 카테고리입니다. 브론즈수상은 "레스토랑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가게"라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일본 전국 이자카야의 격전지라고 할 수 있는 곳도 바로 오사카지역입니다. 오사카는 예부터 상인의 도시답게 사람들과 음식 그리고 술을 즐기는 일본의 대표적인 지역입니다.
한 번 발을 들이면 왜 전 세계 미식가들이 이곳의 예약을 위해 몇 달을 기다리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됩니다. 특히 20대부터 40대까지, 시끄러운 술집보다는 요리 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든 공간을 찾는 분들에게 이곳은 그야말로 꿈같은 장소입니다.
동서양의 경계를 허무는 요리의 철학과 재료의 힘
가게 이름인 와요우슈사이(和洋酒菜)는 일본식과 서양식 그리고 술과 다채로운 안주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곳에서 맛보는 요리는 단순히 두 장르를 섞어놓은 퓨전을 넘어섭니다. 주인장인 히데씨는 매일 아침 시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해산물과 육류를 직접 선별하는데, 그중에서도 우니(성게알)와 와규를 다루는 솜씨는 가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해산물에는 꽤 까다로운 편인데, 이곳에서 제공하는 우니의 신선도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이곳의 비법은 재료가 가진 본연의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리 과정을 최소화하면서도, 서양식 소스나 조리법을 아주 세밀하게 접목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선한 생선회 위에 트러플 오일을 살짝 곁들이거나, 최상급 와규에 와사비가 아닌 독특한 서양식 허브를 매칭하는 식입니다. 이런 과감한 시도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기초가 되는 고급 다이닝 레스토랑처럼 재료의 질이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입니다. 셰프님은 손님과의 거리가 가까운 카운터석에서 요리의 유래와 재료의 특징을 조용히 설명해 주시는데, 그 모습에서 장인 특유의 자부심과 요리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주류 쪽은 일본주 라인업에 특히 신경을 쓰는 편으로, 후쿠이 현의 흑룡(黒龍) 같은 인기 사케를 비롯해 계절 한정 주가 그때그때 바뀌어 올라옵니다. 맥주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를 사용하며, 그중에서도 거품 관리까지 기준을 통과한 ‘신거품 초달인점(神泡超達人店)’으로 인증된 가게라, 첫 잔 맥주부터 꽤 신경 쓴 퀄리티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일본여행중에 "어, 생각보다 일본맥주 별로던데"라고 느끼셨던 분들도 만족할만한 맥주 퀄리티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산토리맥주의 달인점과 초달인점 2종류가 있는데, 초달인점포 마크는 산토리가 지정한 엄격한 5가지 기준(잔 청결, 탭 관리, 붓는 기술 등)을 통과한 곳에서만 부드러운 생크림 같은 거품의 생맥주를 맛볼 수 있습니다.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보적인 메뉴들
와요우슈사이 히데를 방문한다면 반드시 맛보아야 할 메뉴는 역시 우니를 활용한 요리들입니다. 특히 김 위에 밥과 함께 우니를 아낌없이 쌓아 올린 우니 도그는 이곳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비린 맛 하나 없이 고소하고 진한 바다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느낌은 인위적인 수식어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또한 저온에서 천천히 익혀낸 스테이크는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어, 레드 와인은 물론 일본 사케와도 훌륭한 마리아주를 보여줍니다.
이곳은 정해진 메뉴판보다는 그날의 재료에 따라 구성되는 오마카세 스타일이 주를 이룹니다. 가격대는 주류를 포함해 1인당 약 10,000엔 이상을 예상하셔야 합니다. 이자카야치고는 다소 높은 가격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제공되는 순 재료의 퀄리티와 셰프님의 공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실제로 예약 사이트인 오마카세(Omakase.in)를 확인해 보면 예약 시작과 동시에 매진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합니다. 여행 일정이 정해졌다면 가장 먼저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약은 현재 OMAKASE 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예약만 받는 구조이고, 매달 1일에 다음 달 예약이 한꺼번에 풀리며 ‘예약 전쟁’이 벌어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취소 규정도 엄격해서, 예약 직후부터 5% 수수료, 이틀 전부터 50%, 당일은 100% 취소료가 발생하니, 일정이 확실할 때 도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주소 : 오사카시 주오구 신사이바시스지 2-1-3
- 영업 시간 : 화~일요일 18시~ (완전예약제)
- 정기휴무 : 월요일
- 결제 : 카드불가, 현금결제만
- 어린이 동반입장 불가, 1인예산 1만엔 이상 (주류 필수주문)
- 오사카 메트로 신사이바시역 도보 6분
- 예약 : https://omakase.in/r/hd903814#
신사이바시의 밤을 완성하는 이용 가이드
와요우슈사이 히데는 오사카 지하철 신사이바시 역에서 도보로 약 6~7분, 루이뷔통 매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보통 오후 6시에 시작하여 밤 11시 전후로 마감되는데,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예약을 완료해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26년 2월현재 이미 한 달 치 예약이 마감되어 있습니다.
가게 내부는 8석 정도의 아주 작은 카운터석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덕분에 셰프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볼 수 있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는 차분하게 요리와 술에 집중하고 싶은 분들에게 최적의 장소입니다. 주인장께서는 외국인 손님들에게도 친절하게 응대해 주시려 노력하시지만,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를 조금 알고 가거나 번역기를 활용하면 좀 더 세밀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주변 데이트 코스와 놓치면 아쉬운 관광 스팟
식사를 마친 뒤에는 신사이바시와 난바 일대의 화려한 야경을 즐겨보세요. 도보로 10분 정도만 걸어 내려가면 도톤보리 강변의 산책로가 나옵니다. 배부른 상태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화려한 전광판 아래를 걷는 기분은 오사카 여행의 낭만을 더해줍니다. 조금 더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신다면 인근의 호젠지 요코초를 추천합니다. 도톤보리 주변은 관광객에게 너무 알려진 장소라 부연 설명은 따로 하지 않아도 아마 잘 아실 겁니다.
또한 근처에는 개성 있는 카페와 편집숍이 모여 있는 아메리카무라(오사카의 홍대 이태원 느낌)도 위치해 있어, 낮 시간에 쇼핑을 즐긴 뒤 저녁에 히데로 이동하는 동선도 추천할 만합니다. 20대와 30대 여행자들에게는 아메리카무라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히데의 특별한 미식 경험이 아주 대조적이면서도 만족스러운 하루를 만들어줄 것입니다. 오사카에서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장인의 철학이 담긴 특별한 밤을 보내고 싶은 분들이라면 와요우슈사이 히데를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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