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 같은 빵들이 가득한 오사카 빵지순례 파리앗슈





나카노시마의 파리, 오사카 유명 빵집 파리앗슈
오사카 여행을 하다 보면 번화가인 도톤보리나 우메다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강물이 유유히 흐르고 근대적인 건축물들이 늘어선 나카노시마 지역입니다. 저는 이 동네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참 좋아하는데요. 이곳에는 빵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법한, 혹은 이미 성지순례를 다녀오셨을지도 모를 아주 특별한 빵집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파리앗슈(Paris-h)입니다. 가게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이 파리의 감성을 오사카 한복판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곳은, 빵을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대하는 파티셰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입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즐기는 파리아쉬의 독창적인 빵들
파리앗슈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일반적인 빵집과는 사뭇 다른 풍경에 잠시 멈칫하게 됩니다. 흔히 보이는 평범한 단팥빵이나 크림빵 대신,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모양을 뽐내는 빵들이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파티셰는 재료의 조합에 있어서 정말 과감한 시도를 많이 하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비트나 베리류를 활용해 선홍빛이나 보라색을 낸 빵들은 보기만 해도 눈이 즐겁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색깔이 너무 화려해서 맛이 조금 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요. 실제로 맛을 보면 재료들이 서로 겉돌지 않고 입안에서 아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의 빵들은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빵을 한 조각 잘라 단면을 보면 밀가루보다 내용물이 더 많아 보일 정도로 속이 꽉 차 있습니다. 씹을 때마다 견과류의 고소함과 말린 과일의 은은한 단맛이 겹겹이 쌓여 깊은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인위적인 단맛이 아니라 재료 본연에서 우러나오는 맛이라 그런지 먹고 나서도 속이 편안하고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파리의 분위기와 예술을 느끼는 빵
파리앗슈가 오사카 현지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기본기에 충실한 하드 계열 빵들의 훌륭한 품질 덕분입니다. 프랑스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천연 효모를 사용해 장시간 발효시킨 이곳의 바게트는 씹는 맛이 일품입니다. 겉면은 아주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진하게 풍기는데, 안쪽은 수분을 머금어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흔히 겉바속촉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곳의 빵은 그 표현의 정석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특히 인상 깊었던 메뉴는 식사 대용 빵들이었습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곡물 특유의 구수한 풍미가 살아나서 아무런 잼이나 버터 없이 빵만 먹어도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이곳만의 비법이라면 밀가루의 배합과 수분을 조절, 그리고 오븐의 온도를 아주 세밀하게 관리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매일 날씨와 습도에 맞춰 반죽 상태를 체크하는 파티셰의 꼼꼼함이 이런 일관된 고품질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격대가 일반 빵집에 비해 조금 높은 편이긴 하지만, 한 입 먹어보면 그 가격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피스타치오와 화이트 초콜릿을 사용한 빵, 망고를 듬뿍 올린 브리오슈, 마론 쇼콜라, 치즈를 사용한 세이글 등이 있습니다. 가격대는 대부분 합리적인 편이며, 카드가 불가하니 현금을 꼭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세련된 공간에서 느끼는 여유와 친절한 접객 서비스
이 가게의 매력은 "고급 양과자점 출신의 셰프가 만드는 빵"이라는 설정에 있습니다. 오너 파티셰 아마노(天野)씨는 도쿄의 유명 파티스리 "일 프르 슈르 라세느"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분으로, 그 경험이 빵 제작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베이커리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식 없이도 독창적이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형태의 빵들이 진열장을 채우고 있습니다. 보통의 빵 가게라고 생각하고 들어가면, 그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정교한 맛에 놀라게 될 정도입니다.가게 외관의 푸른색 인테리어부터 내부의 클래식한 분위기까지, 파리앗슈는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파리의 어느 골목에 위치한 유서 깊은 블랑제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매장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빵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조명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점이 돋보입니다. 또한 직원분들의 응대 역시 매우 정중하고 친절합니다. 빵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될 때 슬쩍 여쭤보면, 재료의 특징과 맛의 성향을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이곳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오후 늦게 방문하면 원하는 빵이 이미 품절된 경우가 많습니다. 가능하면 오픈 시간에 맞춰 가시거나 오전 중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예쁜 빵들을 구경하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빵이 아니라,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누리고 싶을 때 혹은 소중한 사람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파리앗슈입니다. 오사카 여행 중 나카노시마 근처를 지나신다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타베로그 간사이지역 100대 빵집을 5년 수상했습니다.
이용 안내 및 찾아오시는 길
파리앗슈 정확한 위치와 영업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방문하시기 전에 꼭 체크해주세요~
- 영업시간 :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수~금 19시)까지 운영.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많으니 유의해 주세요.
- 정기휴무 :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화요일은 휴무입니다. 일주일에 4일만 영업하기 때문에 일정을 맞추기가 조금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 대중교통 : 게이한 나카노시마선 와타나베바시에서 지하 직결 도보 1분
지하철 요쓰바시 선 히고바시역에서 지하 직결 도보 5분
지하철 미도스지 선 요도야바시역에서 도보 8분
함께 가볼 만한 주변 관광지 및 데이트 코스
파리앗슈에서 맛있는 빵을 구매하셨다면 바로 근처에 있는 나카노시마 공원으로 향해보세요. 도보로 10분 정도면 도착하는 이 공원은 강을 끼고 길게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최적입니다. 특히 장미 정원이 유명한데, 꽃이 피는 계절에는 빵과 커피를 들고 벤치에 앉아 여유로운 피크닉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또한 예술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국립 국제 미술관이나 오사카 시립 동양 도자 미술관을 함께 묶어 방문하시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세련된 건축물과 수준 높은 전시를 관람한 뒤 즐기는 맛있는 빵과 커피는 어떠신가요? 나카노시마 지역은 야경도 무척 아름답기 때문에 늦은 오후에 방문하셔서 일몰과 야경까지 감상하신다면 완벽한 데이트 코스가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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